저는 경남외고 졸업 후 수시 지원으로 고려대 행정학과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제가 외고 진학을 준비하던 중학생 때부터 수시 대입 전형에 관심을 지닌 채

비교적 오랫동안 생기부 작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알아본 덕분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제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생기부 작성의 노하우를 여러분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이고 읽기 쉽게 서술하라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입학사정관은 여러분의 생활기록부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할까요?

흔히 언급되는 평가 기준으로 ‘탐구 역량’이 있는데,

이는 생활기록부의 무엇을 보고 평가하는 것일까요?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기입한 각 활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탐구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많은 학생들은 희망 전공과 관련하여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전문 지식을 습득했는지,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드러내고자 어려운 전문 용어나 한자어 등을 골라 생기부를 작성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글은 하루에 수백 편씩 생기부를 봐야 하는 입학사정관들의 피로도만 높일 뿐입니다.

간결하고 쉽게, 다만 어떤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분명하게 서술해야 합니다.

2. 생기부는 ‘제3자’의 글임을 명심하라

학교에서 생기부 기초 자료를 작성해 오라 하면 반갑게 여기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국 교육 현장에서 여러 학생을 가르치는 한 명의 교사가

개별 학생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기란 불가능하니,

학생들에게 생기부 작성의 상당 부분을 일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학생들이 생기부를 작성하면 분명 이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탐구 활동을 진행하며 학생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것을 배우고 느꼈는지에 관해 생생한 서술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단, 많은 학생들은 생기부 내용을 쓸 때 ‘제3자’의 관점에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잊습니다.

특정 주제에 관해 오랜 시간 정성스레 탐구한 학생으로서는

자신의 글이 너무나 쉽게 이해되겠지만,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난해한 글이 될 위험성이 큽니다.

더군다나 원칙적으로 생기부는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고 쓰는 글인데,

자칫 실수로 1인칭 표현을 쓴다면 입학사학생이 썼다는 것이

입학사정관의 눈에 띌 테니 생기부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생기부란 제3자가 학생에 대하여 내리는 평가 및 판단의 기록이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고 서술의 방식도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합니다.

3. 교과 학습은 과정일 뿐, 목적지는 ‘진로’다

끝으로 탐구 활동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탐구 활동의 주제를 정할 때 특정 주제가 자신의 희망 전공과 관련 있는지 고민합니다.

그러나 최근 생기부의 트렌드는 ‘전공적합성’이 아니라 ‘탐구 역량’입니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어떤 교과에서 탐구 활동을 할 때, 해당 교과와 진로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까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탐구 역량’이라는 것은 단순히

교과에서 비롯된 지적 호기심을 확장하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탐구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달리 말해 학생이 어떻게 학습하고 학습한 바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적 호기심은 교과에서 찾되

습득한 지식을 활용할 때는 희망 전공 및 관심사를 탐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컨대 확률과 통계 과목에서는 95% 신뢰구간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저는 이로부터 출발하여 독서 및 대학 강좌 청강을 통해

로지스틱 회귀분석, 다변량 통계분석에 관해 배우고

제 관심사와 관련된 논문에 실린 표를 분석했습니다.

또 피어슨 상관계수를 학습해 ‘성격이 정치 성향을 좌우할까?’라는 주제로

회귀분석표를 작성하고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지적 호기심 부분은 교과에서 출발하여 관련 지식을 학습하되,

학습한 지식은 희망 전공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생활기록부 작성의 핵심을 알려드렸습니다.

지금도 생기부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첨언을 드리자면,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순간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모든 수험생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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